[본 이야기는 상상력에 따라 창작된 이야기이니,
재미로 즐겨주세요]
아직도 난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눈을 떠 있을 때도
눈을 감았을 때도
너무나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이다.
물을 한잔 마시기 위해
주방으로 이동했다.
갈증이 너무 났기 때문이다.
물컵을 들려고 하는 순간
"쨍그랑..."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가족의 그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침이었다.
모두가 분주했다.
오랜만에 가족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스러운 아내는 요리를
하고 있었고
아들과 딸은 서로 웃고 떠들며
즐기고 있었다.
난 거실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
여느 가족처럼 평범한
아침의 일상이었다.
아침을 먹고,
화장실로 향했다.
"여보 수건 없어?"
아내는 수건을 가져다주었다.
이를 닦고
씻은 후 몸을 말렸다.
아들은 취업에 성공하였고,
딸은 아직 대학생이다.
정말 오랜만에 아내 생일을 맞아
떠나는 가족여행이다.
들뜬 마음에 몸을 말리면서
콧노래가 나왔다.
차는 두대로 나눠서
출발하기로 했다.
나랑 아내가 타고 갈 차 한 대
아들과 딸이 타고 갈 차 한 대
총 두 대이다.
어제 이 일로 인해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아내는 차 두대를 가져가는 것을
반대했지만
아들은 직장 출근 때문에
여행이 끝나면 살고 있었던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차를 가져가야 된다고 했다.
결국 아내는 고집을 꺾었고
우린 그래서 차를 두대 모두 가지고
출발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가족여행은
시작되었다.
바다가 보이는 펜션으로
예약했다.
저녁에는 바비큐파티도
하기로 했다.
아내와 아들은 바다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짐을 먼저 차에 실었다.
1박 2일 여행이어서
짐이 꽤나 많았다.
옷, 음식 등
아내는 어제부터 분주하게
준비했다.
목적지까지 거리는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아들과 딸이 탄 차량이
먼저 출발했고
몇분 후 나와 아내의
차량도 출발하였다.
날씨는 꽤나 좋았다.
화창한 날씨였고
기분까지 좋게 만드는
그런 날씨였다.
라디오에서는 김광석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아내도 기분이 좋은지
전화로 친구들에게
여행에 대한 자랑을 했다.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엇, 갑자기 이거 왜 이래?"
그 순간 내비게이션이
오작동하였고 나는 가야 하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진입하고
말았다.
돌아갈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음 톨게이트까지
가야 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았다.
아들과 딸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괜찮다고
천천히 오시라고 했다.
안심이 되었다.
다시 톨게이트에 도착했고
목적지 방향의
톨게이트로 진입했다.
옆을 보니, 아내는 피곤한지
잠이 들어 있었다.
원래 잠이 많은 스타일인데
아침 일찍 일어나 더 잠이
부족했나 보다 생각했다.
한참을 운전했더니
배가 고팠다.
휴식도 할 겸 해서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마침 휴게소 근처라고
거기서 만나기로 약속 했고
아내와 나는 30분 늦게 도착했다.
휴게소에는 먹을 것이
참 많았다.
아내가 좋아하는
호두과자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핫바도
있었다.
아들과 딸은 돈가스와 비빔밥을
주문했고
나와 아내는 우동과 김밥,
그리고 제육볶음을 주문했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고
우리 가족은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편의점에서 커피도 사고
가면서 먹을 호두과자도
구매했다.
인근도시에 예쁜 공원이
있다는 것을 딸이 추천하였고,
펜션 체크인 시간이 조금 남아
그곳에 들르기로 하고
우리 가족은 이동을 시작했다.
30분쯤 차를 타고
이동하니 공원은
모습을 드러냈다.
멀리서 봤을 때도
멋졌는데, 가까이서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형형색색 많은 꽃들이 있었고
다양한 새들도 날아다녔다.
숲은 울창하고 공기도
맑았다.
우리가족은 산책을 했고
사진도 찍었으며
커피와 호두과자를
나눠 먹었다.
모든게 좋았다.
딱 한가지를 제외하고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에는 소식이
없었는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
처음에는 빗방울이 약했는데
점차 빗줄기가 강해졌다.
우린 서둘러서 짐을 챙긴 후
펜션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에 올라 탔다.
아들과 딸의 차는
먼저 출발했는데
갑자기 차 시동이
켜지지 않았다.
오래 탄 차가
또 말썽을 부렸다.
순간, 보험회사에 전화할까
생각했지만 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시동을 켰다.
다행히 시동은 켜졌고,
운전을 시작했다.
창밖에서는 비가 내렸고,
라디오의 음악은 잔잔했다.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걸
느꼈을 때,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우리 앞에 아들과 딸이 탄
차량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맞은편에서 오던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져
우리 앞에 있던 아들과 딸이 탄
차량과 충돌 했고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했던 나의
차량도 충돌하고 말았다.
온 사방에 피가 흘러넘쳤다.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119차량도 왔고
경찰차도 온 것 같았다.
차량 파손 상태가 너무도 심하여
쉽사리 구조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였다.
근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아내와 아들 그리고 딸의 생사를
확인하기가 힘들었다.
주변에서 심장 재새동기 소리가
들렸고,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난 수술방으로 옮겨졌다.
며칠 후 깨어났을 때,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을 통해
사고가 났을 때
차량 유리 파편에 눈이 찔려서
각막이 손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보다 걱정은 가족이었다.
아내와 아들, 그리고 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했다.
내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경찰관의
이야기를 들었을때...
나는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아들과 딸은 과다 출혈로
인해 이미 세상을 떠났고
아내는 뇌사상태라니...
믿기 힘들었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참혹했던 사고는
나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을 남겨 주었다.
아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 눈물이 흘렀다.
잠시 후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보험회사였다.
사고 경위를 나에게 물었고
나는 기억나는 대로 설명했다.
얼마 후 그들은 나를 찾아왔고...
사고의 트럭기사는 현재
교도소에 있다고 전해주었다.
나에게도 책임이 있으나
이미 발생된 사고로 인하여
피하기가 어려운 사고였으며,
가족이 피해자이니 선처되었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아들과 딸의 장례를 치러야 했다.
누워 있는 아내를 기다릴 수
없었고, 더 이상 시간도 지체할 수
없었다.
장례식은 아주 조용하게
너무나도 조용하게 끝이 났다.
너무나도 허망했다.
믿기가 너무 어려웠다.
트럭기사를 찾아갔으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얼마 후 보험금이 입금되었으나
돈도 이제 나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술은 일상이 되었다.
아내를 보기 위해 병원에 가는 것
그리고 집에 있는 것
그리고 술 마시는 것
그 끔찍했던 사고 이후 내가
지금까지 했던 것 들이다.
떨어진 유리 파편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유리 조각들을
다 찾을 수 있었고, 난 외출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
의사로부터 아내의
상태가 나아지기
어려울 거라고 전해 들었다.
그리고 아내가 예전에
작성해 두었던 연명치료 중단
관련 서류도 전달받았다.
아내는 본인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측이라도
한 것처럼 이미 작성해 두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해 보면, 아내의 성격은
매사에 담담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었다.
아내를 보니, 눈물이 흘렀다.
너무나도 곱고 아름다운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인데...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다.
며칠 밤을 고민했고
수없이 많은 생각을 했다.
술병을 정리했다.
샤워도 했고
집 청소를 시작했다.
쌀을 씻었고 반찬을 만들었다.
아침을 챙겨 먹었고
병원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너무나도 사랑했던
아내를 떠나보내는 날
비가 내렸다.
비를 흠뻑 맞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허탈한 마음에
술 생각이 났지만 마시지 않았다.
잠이 들었고 깨어보니
이틀이 지나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의 보험금을
소아병동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기부 약정서를 작성하니
작은 케이크와 병원 기념품을
선물로 받았다.
어린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그려보니 기부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제 눈을 치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주치의를 만났고 상담하고 나니
미국의 병원에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비행기티켓을 예약했다.
집에 돌아와 짐 정리를 시작했다.
사진 속 아내와 아들, 딸은
웃고 있었다.
그 사진 한 장만 남겨두고
모두 다 정리했다.
캐리어를 챙겨서 집을 나섰다.
11시에 출발하는 비행 편이었다.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잠시 시간이 남아
공항을 둘러보았는데
평일이라 한산함이 느껴졌다.
나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었다.
화장실에도 다녀온 뒤
난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시간만 꼬박 12시간이 걸려,
미국에 도착했다.
통역해 주는 사람이 있어
미국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병원 수술대에 누웠다.
그리고 의사는 내 몸에 마취 주사를 찔렀고
그대로 난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아내와 아들
그리고 딸을 만났다.
너무나도 반가워서 인사했지만
그들은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어딘가로 계속 걸어갔다.
눈물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을 때
어둠은 걷히고 밝은 빛은 찾아왔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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