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글/채무자(완결)

채무자 (1~8 통합본)

story52412 2025. 6. 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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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야기는 상상력에 따라 창작된 이야기이니,

재미로 즐겨주세요]

나는 매일 밤

빚 독촉 전화에

그리고 추심에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어쩌다가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것인지...

사는 건 사는 게 아니고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삶의 의욕은 사라졌고

희망은 절망 속에 묻혀버렸다.

빚은 하루하루 늘어났고

앞날은 막막하다.

처음부터 빚이 많았던 건

아니었다.

나도 한때는 잘 나가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돈이 수중에 마르지 않았다.

좋은 차도 샀고, 좋은 집에 살며

예쁜 아내와 행복하게 지냈었다.

그 일만 없었으면

지금의 빚 독촉은 없었을 텐데...

그 일만 아니었다면...

내가 팔았던 제품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한, 두 마리가 아닌

대량으로...

밤낮으로 수습해야 했다.

언론은 제품에 벌레가 들어간

사진을 공개했고,

제품을 전량 회수 및 폐기 처분

할 수 밖에 없었다.

소비자는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회사의 제품은 신뢰를 잃었다.

거래처는 회사로 찾아왔고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며, 가진 전 재산

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집 안에 있던 모든 가구 및

전자제품들에는 차압이 들어왔고

아내와 그리고 딸과는 이별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니

남는 것은 내 몸 하나밖에 없었으며

뭐라도 시작하기에는 할 줄

아는 게 너무나도 없었다.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대출을 신청했는데, 이자가 원금을

초과할 것이라고 그때는

예측하지 못했다.

"따르르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아마도 빚 독촉 전화인 듯하다.

일단 피해 보기로 하고

밥을 먹기 위해 주방으로 갔다.

언제부터 라면은 내 주식이 되었고

가끔 넣는 계란은

유일한 나의 영양분이었다.

"따르르르릉"

전화벨은 이후에도 수차례 더 울렸다.

밥을 먹을 때도

설거지를 할 때도

옷을 갈아입을 때도

심지어... 똥 쌀 때도

가슴이 조여옴을 느낀다.

전화를 해지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나에게는 해야 하는 일

그리고 찾아야 되는 사람이

있어서 다시 버텨보기로 했다.

눈을 뜨는 것이 두려웠지만

아침은 찾아왔다.

문을 나섰을 때

어디서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난 쓰러졌다.

한참의 시간이 지났을까?

깨어 보니 온몸이 아려 왔다.

너무나도 두려웠고 무서웠다.

지독한 사채업자들은 나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들은 왜 전화를 안 받았는지

물었고, 빚이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억울했지만 참아야 했다.

맞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들은 나에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주며 말했다.

"또 한 번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전화를 받지 않으면 장기를

팔아넘기겠다고"

아픈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찾아야 했다.

음식에 왜 벌레가 들어가게

되었는지...

샅샅이 뒤졌다.

단서를 찾았고,

그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난 그를 만나야 했다.

이미 멀리 떠났을 수도 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찾아서 묻고 싶었다.

"왜 그랬냐고"

온 몸이 멍과 상처로

얼룩졌으나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나에게는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겨우겨우 알아낸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한참 후, 통화 연결이 되었고

"여보세요"라는 음성이 들려왔다.

왜 그랬냐고 당장이라도 묻고

싶었지만 침착해야 했다.

"혹시 강동식 씨 맞나요?"

수화기 너머에 그는 내가 찾던

사람이 아니었고, 초조한

시간은 더 흘러갔다

밤을 새웠다.

단서를 더 찾아야 했다.

여기저기

그 사람을 알 만한

모든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살고

있는 집 주소를 알 수

있었다.

날이 밝자 마자

씻었고, 옷을 입었다.

수중에 남은 돈으로 버스표를

구매했고 버스에 올라탔다.

시간이 흘렀고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제 눈앞에 그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기다려라, 반드시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겠다."

의지를 다졌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집 앞에 도착했고,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집안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 강동식 씨 만나러 왔습니다"

얼마 후 나는 허탈함에 주저

앉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들은 것은

며칠 전 강동식은

필리핀으로 떠났고,

이 집도 처분했다는 것이었다.

안타까움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은

쇳덩이보다 무거웠다.

허탈한 마음에 소주를 샀다

"X팔 , X새끼"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너무나도 억울하고 분해서

미칠 것 같았다.

당장 필리핀에 가서 그놈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찾을 수 없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깡소주를 마셨다.

속이 너무나도 쓰렸지만

계속 마셨다.

맨 정신으로는 단 1초도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비틀거리는 몸을 가누며,

겨우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강동식은

너무나도 편해 보였다.

그리고 내 아내와 딸도

편해 보였다.

딸의 손을 잡으려던 그 순간

잠에서 깼다.

두려웠지만 또다시

아침은 찾아 왔다.

알람이 울렸고,

약속한 그날은 애석하게도

찾아왔다.

모든것을 체념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오랜만에 목욕탕에 들려서

때를 밀었고, 이발도 했다.

그 순간 갑자기

꼭 해야만 하는 일이 떠올랐다.

사채업자를 내 발로 찾아갔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하루만 시간을 더 달라고...

그리고 백만 원만 더 빌려달라고...

그들은 내 마지막 소원을

외면하지 않았다.

예전에 딸이 갖고 싶어 했던

선물을 구입했다.

그리고 아내를 위한

선물도 구입했다.

미안한 마음을 담아 편지도 썼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위해...

눈물의 흘렀고

편지지에 잉크가 번졌다.

정성껏 편지와 선물들을

포장해서 아내가 살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초인종을 누르니,

아내는 초췌한 모습으로

딸은 방긋 웃는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미안하다는 말과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우린 서로 안았다.

우리는 저녁을 먹었고

난 아내와 딸에게 편지와 선물을

전달했다.

갑자기 눈물이 나왔고

아내는 말 없이 내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딸이 잠드는 모습까지

확인한 뒤

나는 아내의 집을 떠났다.

다음날 아침 차를 렌트했고

슈퍼를 들러서 연탄과 라이터를

구입했다.

그 이후 어느 누구도 나를 더 이상

찾을 수 없었고, 나는 기나긴 여행을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작성된 글은 창작자의 고유권한이니, 보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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